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 업체 ‘블루 오리진‘이 지난 14일 진행한 우주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우주선 ‘뉴 셰퍼드’ 호에 탑승한 팝스타 케이티 페리 등 여성 여섯 명은 약 10분간 106㎞ 고도까지 우주 여행을 하고 지구에 착륙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가량이다. 블루 오리진은 보도자료에서 여성 여섯 명을 우주비행사(astronaut)로 명시했지만 미 연방항공청 기준에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미국 내에선 이들이 ‘우주 관광’ 또는 ‘우주 체험‘을 하고 왔음에도 지구에 도착해 땅에 입을 맞추며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깨달은 경험”(케이티 페리) 같은 말을 한 데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최근 페리가 우주에 머무른 시간보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고 했다. “케이티 페리가 몇 주, 몇 개월 동안 우주에 다녀온 줄 알았다”는 소셜미디어 반응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우주선에 이상이 발견돼 9개월가량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갇혀 있다가 지난달 18일 지구로 돌아온 두 과학자 부치 윌모어, 수니 윌리엄스의 일화와 ‘뉴 셰퍼드’ 탑승객을 비교하는 반응도 있었다.
블루 오리진이 ‘전원 여성 탑승‘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과도한 페미니즘 포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 과학기술 매체 퓨처리즘은 “우주를 혼자 여행하고 돌아온 첫 번째 여성은 1963년 러시아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라며 “이번 비행을 여성의 업적으로 치켜세우는 일은 공허하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연구가 아닌 관광 목적의 여정”이라며 “어리석은 돈 낭비”라고 했다.
일각에선 베이조스의 약혼자인 폭스TV 앵커 출신 로런 산체스가 일부 탑승자를 선정한 것을 두고 “10억달러짜리 결혼 선물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산체스는 “수천 명의 블루오리진 직원들은 자기 일과 임무를 사랑한다”며 “그들에겐 이 일이 큰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