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145%까지 끌어올린 대중(對中) 관세를 품목에 따라 절반 이상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이 내용은 관세 문제를 두고 물밑에서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인 백악관 내부 검토 방안의 하나이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이 전하며 “관세가 50~65% 사이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당시 의회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관련된 품목엔 최소 100% 관세를, 그 외 국가안보와 무관한 품목에는 35%의 관세를 제안한 바 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이 합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관세 관련 결정은 대통령이 내릴 것이고 그 외의 결정은 추측”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전날 관세 문제를 두고 중국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중국 관세가) 145%까지 오른 적도 있었지만 그렇게 높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당히 내려오겠지만, 과거처럼 제로(0)는 아니다”고 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오랫동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는 중국과 아주 좋게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미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비공개 투자자 행사에서 “관세로 인한 중국과의 교착 상태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합의에 이르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합의)은 공정할 것”이라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일방적 관세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주식 시장은 관세 협정에 대한 긍정적 기대심리가 높아지며 전날에 이어 상승했다. 뉴욕 주식 시장에서 다우 평균은 1%, S&P500 지수는 1.7%, 나스닥 지수는 2.5% 상승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한 발언이 증시에 힘을 보탰다”고 했다.
전날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시장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