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공개된 시사 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에 군사 비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일본에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러) 국가가 우리를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따라 관세를 설정할 것이다. 군사 비용은 별도로 처리(separate item)한다”고 했다. 전날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 간 ‘2+2(재무·통상) 협의’에선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 향후 별도의 트랙으로 이를 다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한국에 ‘수십억 달러를 군사 비용으로 지불했다’는 건 과거 트럼프가 여러 차례 되풀이 했던 수사(修辭)고, 이는 사실과도 다르다. 한미 간에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체결돼 있어 한국이 매년 1조원이 넘는 적지 않은 몫을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달 초 상호 관세 부과·유예 이후 각국과 진행하고 있는 무역 협상 관련 “중국과도 회담 중이고 모든 국가와 잘 진행되고 있다”며 “200건이나 체결했다. (3~4주 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트럼프의 발언과 달리 실제로 미국이 협상을 체결해 공식 발표한 것은 없다. 트럼프는 ‘1년 후 외국 수입품에 20%, 30%, 50%의 높은 관세를 유지한다면 그걸 승리로 보겠냐’는 질문에 대해 “이 나라가 엄청난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완전한 승리(total victory)”라고 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에 누적 14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최근 들어 이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트럼프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전화하지 않으면 전화할 것인가’란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고, ‘시 주석이 전화했냐’고 묻자 “그렇다(yep)”라고 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미·중 간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취임 첫날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한 건) 비유적으로 과장해서 말한 것”이라며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건 내가 아니라 바이든의 전쟁”이라고 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련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선 “전쟁이 시작된 이유는 그들이 나토 가입을 논의했기 때문”이라며 “결코 그들이 나토에 가입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해 “(이미)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었고 러시아에 넘어갔다”며 수복이 어렵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달 말로 취임 100일을 맞는 트럼프는 “매우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무역으로 매년 2조 달러를 잃었다”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누군가 와서 이를 멈춰야 했다”고 했다. 반(反)이민, 국경 정책 등과 관련해 대통령의 권한이 더 강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범죄자들을 내보내겠다는 나의 선거 공약에 따라 권력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한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대해서는 “DOGE가 발견한 많은 정부 활동이 불법이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3선 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출마해달라고 간청하지만 그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는다” “법의 허점이 있지만 그걸 이용하는 걸 믿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차기 대선에서 ‘J D 밴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며 “그저 출마 요청이 쏟아지고 있고 나는 잘하고 있으며 신체 검사는 훌륭하다는 것이다. 다른 대통령과 달리 어려운 인지력 테스트에서 100%를 기록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