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3221> FILE - President Donald Trump, right, meets with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at the G-20 Summit in Hamburg, July 7, 2017. (AP Photo/Evan Vucci, File) FILE PHOTO/2025-04-19 13:03:43/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중재 중인 미국이, 러시아 점령 영토를 인정하라는 휴전안을 내걸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재를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경고에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보좌진이 우크라이나에 △우크라이나 남동부 영토와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할 것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하지 말 것 등을 담은 휴전안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J 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인도 방문 중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정과 관련, “양측이 무기를 내려놓고 현 상황과 비슷한 수준에서 영토 경계선을 동결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밴스는 “이제 우크라이나가 휴전안을 받아들이든, 미국이 협상에서 손을 떼든 선택할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제안이 “우크라이나 헌법 위반 행위이자 영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불법 침공’ 후 획득한 영토를 인정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즉각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하라는 미국 압박에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크림반도는 1954년 당시 소련이 우크라이나에 넘긴 영토였지만,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젤렌스키를 겨냥해 “갖고 있는 패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며 “크림반도는 이미 수년 전 오바마 행정부 때 잃어버린 땅이며, 지금은 협상 대상조차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말 크림반도를 원했다면 왜 11년 전 러시아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나”라며 “젤렌스키의 선동적 발언이야말로 전쟁을 끝내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라고 했다.

유럽은 미국의 휴전안에 반발하고 있다.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우크라이나·영국·프랑스·독일 장관급 회담은 실무급 회의로 축소됐다. 앞서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불참 의사를 밝히자 프랑스와 독일 외무장관도 참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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