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장례 미사와 함께 영면에 드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조문하려는 전 세계인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위 기간 내내 낮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쏟았던 그의 삶이 조명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은 가톨릭 신앙 전반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바티칸’으로도 불리는 교황청은 면적은 창경궁과 비슷하고(0.44㎢) 인구는 1000명에 불과하며 이 중 800명이 가톨릭 관련 일에 종사한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시 안에 위치해 있지만 그 자체가 교황이 통치하는 주권국(바티칸 시국·The Vatican City State)이다.
이곳이 가톨릭의 심장부가 된 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자 초대 교황인 베드로의 행적과 관련이 있다. 예수 사후 로마로 와서 몰래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던 베드로는 당시 네로 황제로부터 로마 대화재를 일으킨 범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순교했다. 이후 300여 년간 기독교 박해가 이어졌다. 베드로를 비롯해 기독교인들이 집단으로 순교한 곳이 지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언덕이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했고, 베드로의 무덤 자리에 성 베드로 대성당이 건축됐다. 5세기 초에는 대성당 근처에 교황의 궁전이 지어지면서 전 세계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총본산으로 여겨지게 됐다.
교황청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당과 성 베드로 광장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열쇠 모양으로 설계돼 있다. 열쇠는 바티칸 시국의 국기나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 ‘콘클라베(열쇠로 잠근 방)’ 등 가톨릭을 나타내는 다수의 상징들에서 사용된다. 이 열쇠는 과거 예수가 베드로에게 준 천국행 열쇠에서 유래했으며,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수단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