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일본 교토에서 우버이츠 자전거 배달원들이 경찰관에게 자전거 운전 강습을 받는 모습. /교도 연합뉴스

지난 14일 일본 교토 한 운전학원에서 음식 배달 업체 ‘우버이츠’ 소속 배달원 50여 명이 자전거 운전 실습 교육을 받았다. 경찰관을 ‘선생님’으로 두고 자전거 운전 실습 교육을 받았다. 경찰들은 자전거 배달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똑바로 달리기, 지그재그로 설치된 안전표시 삼각콘 통과하기 미션을 줬다. 배달원들은 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경찰이 배달원을 상대로 이례적인 현장 강습회를 연 데는 이유가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음식 배달업이 급성장하면서 늘어난 자전거 배달원들이 거친 운전으로 시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 배달 대표 업체인 우버이츠는 코로나 특수로 가맹점 수가 6개월 만에 1만7000여 곳(2월)에서 3만7000여 곳(8월 중순)으로 배 이상 늘었다. 배달원도 덩달아 확 늘었다. 일본에는 자전거가 7200만대(2017년 국토교통성) 있을 만큼 국민 다수가 자전거 문화에 익숙한 데다 자전거 운행 환경도 잘 조성돼 있어 대부분의 배달원이 자전거를 운송 수단으로 선택한다. 자전거를 몰 때 별다른 자격증이나 교육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덩달아 ‘무법 자전거’도 늘어났다. 빨리, 많이 배달할수록 버는 돈이 늘어나기 때문에 과속, 신호 무시, 통행로 위반 등을 일삼는 배달원도 증가하는 것이다. 때로 큰 사고로도 이어진다. 지난 4월 도쿄 스기나미구 주택가에서 21세 대학생 배달원이 자전거를 타고 교차로를 돌다 경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6월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산책 중이던 60대 여성이 우버이츠 자전거에 치여 눈 주위 뼈에 골절상을 입었다. 도쿄에선 배달 박스를 메고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자전거가, 나고야에선 국도를 역주행하다 승용차와 충돌하는 자전거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자전거 천국이라 불릴 만큼 자전거 문화에 관대한 일본이지만 시민들 불만이 갈수록 커졌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대로 된 단속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경찰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엔 아이치현에서 교통경찰이 아예 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만 단속하러 출동하기도 했다. 2시간 동안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우버이츠 배달원이 16명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