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4일 일본 후쿠오카 규슈대 학생들이 벚꽃이 핀 거리에서 졸업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마이니치신문

일본 벚꽃 시즌이 시작됐다. NHK는 지난 23일 고치시·구마모토시를 시작으로 도쿄(24일), 후쿠오카(25일) 등 각지에서 벚꽃이 개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DC에도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워싱턴 DC의 벚꽃은 1912년 오자키 유키오 당시 도쿄 시장이 선물한 것으로 미·일 우호 관계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벚꽃은 일본의 국화(國花)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엔 법률로 정해진 국화가 없다. 다만 봄에 만개하는 벚꽃과 가을에 피는 국화(菊花)가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여겨진다. 국화는 주로 격식적인 곳에 사용된다. 일본 황실 문장(紋章)은 국화를 본뜬 것이고, 일본 여권에도 국화 문양이 그려져 있다.

일본인들이 벚꽃을 즐기기 시작한 건 헤이안 시대(794~1185)부터다. 현지 임업 전문 매체 우디뉴스에 따르면, 벚꽃이 일본 기록에 처음 등장한 건 712년 집필된 역사서 고사기(古事記)다. 다만, 당시엔 벚꽃보다 중국(당나라)에서 온 매화가 더 귀중히 여겨졌다.

이후 894년 일본이 당나라에 보내던 사절단인 견당사(遣唐使)가 폐지된 것을 계기로 매화의 인기가 시들었고 벚꽃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봄 벚꽃을 구경하고 벚나무 아래에서 만찬을 갖는 ‘하나미(花見·꽃놀이)’ 문화도 이때 생겨났다. 에도 시대(1603~1867) 들어선 서민들 사이에 원예가 유행해 도쿄 등 각지에 벚나무가 대량 심어지기 시작했다.

벚꽃은 히말라야 지역에서 기원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로 퍼져나갔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본에선 벚꽃을 ‘사쿠라’라고 부른다. ‘(꽃이) 피다’란 뜻의 ‘사쿠(咲く)’와 복수형 어미 ‘라(ら)’를 합쳐 본래 모든 꽃을 의미했었다는 설, 벚꽃이 피면 농사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과거 농경의 신을 일컫던 ‘사’에 신의 거처를 의미하는 ‘미쿠라(御座)’를 합성했다는 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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