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규모 경기부양법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은 천문학적 재정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대적 증세를 예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소득자들에 대한 자본이득세 최고 세율을 두 배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자(富者) 증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연소득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 대한 자본이득세 최고 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두 배로 올리는 방안을 내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본이득세 인상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3700억달러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보인다.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적용되는 자산은 주식, 부동산, 채권, 귀금속 등이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경우 연방세 이외에 추가로 주세(州稅)가 있어 이 두 곳의 경우 세율은 각각 56.7%, 52.2%에 달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 소득 40만달러 이상의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 세율도 현행 37%에서 39.6%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육·교육 지원을 확충하는 1조달러 규모의 ‘미국가족계획’이란 이름의 2차 인프라 투자안을 다음 주 발표하는데, 그 재원 마련을 위해 이 같은 증세 카드를 꺼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의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달 2조3000억달러 규모의 1차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자본이득세 인상 추진 소식이 나오자마자 22일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또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미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5.9%, 비트코인은 8% 폭락했다. CNBC는 “자본이득세 인상은 주식 투자자들의 매매 차익 중 상당 부분을 연방정부가 걷어간다는 의미여서, 월스트리트 증권가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