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세계 열강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우주 무기 등 신무기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가 처음 실전에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데다 러시아와 중국이 한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미국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 18~19일(현지 시각) 연이틀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발사했다. 킨잘은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비행 속도는 마하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020년엔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Zircon)’의 시험 발사에 잇따라 성공했다. 마하 8 이상 속도로 날아가 미 항모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000㎞의 미사일이다.
중국은 지난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DF(둥펑)-17을 처음 공개한 후, 이를 매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자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스푸트니크 순간과 매우 가깝다”고 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을 때 미국이 받은 큰 충격에 비유한 것이다.
뒤늦게 개발에 뛰어든 미국도 4~5종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작년 9월엔 공군 전투기에 탑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지난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중·러는 레이저포 등 우주 무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DNI)이 지난달 공개한 ‘2022년 연례 위협 판단 보고서’에 따르면 중·러는 우주 공간에서의 전자파 교란, 사이버 공격, 지향성 에너지 발사(레이저) 등을 위한 우주 공격 역량들에 대한 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국은 스텔스 전투기·구축함 전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작년 8월 러시아와 진행한 합동 군사훈련에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 전투기를 동원한 데 이어, 작년 10월엔 러시아와 합동 해상 군사훈련을 하면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신형 구축함 055형 난창(南昌)함을 투입했다. 난창함은 중국 구축함 중 최대 규모이며, 대공·대지·대함·대잠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다. 미국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을 실전 배치한 상태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핵무기는 오직 핵 공격에 대한 대응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일 목적(sole purpose)’ 원칙도 도입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핵 공격 위협이 커지는 데다가,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자 핵우산을 오히려 강화해 적성 국가들의 무력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한층 키우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