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달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백악관 등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유권자들이 (미 정부가) 국내 사안보다 우크라이나 등 국제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미 폴리티코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치안 등 국내 정책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려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2명의 고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대통령은 그들(유권자들)의 (경제적) 고통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을 돕기 위해 미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알리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개시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등 열악학 경제 상황이 중간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백악관의 최근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몇 주간 국내 순방 일정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방 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이 외국의 먼 얘기가 아니라 미국에 심각한 경제적 파장을 몰고 온 위기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여론조사원인 셀린다 레이크는 폴리티코에 “미 유권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동정적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며 “그들은 이 모든 돈을 해외(우크라이나)에 쓰고 있지만, 국내에서 쓰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궁금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의 절반은 바이든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다시 급락하고 있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7~11일 성인 14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불과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였다. 우크라이나전 초기 바이든 대통령이 강공책을 주도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지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다시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책 찬반을 묻는 항목에 39%만이 찬성한다고 답했고, 48%는 반대했다.
폴리티코는 “실제 바이든 대통령 참모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서양 건너편을 바라보기만 해도 대통령이 세계 외교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국내 주머니 사정엔 신경 안쓴다고 인식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식탁 문제, 즉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내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2일 환경 문제 때문에 여름철 판매를 금지한 고(高) 에탄올 함유 휘발유 거래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15일에는 대선 공약을 깨고 석유와 가스 시추를 위한 연방정부 보유 토지의 공공부지 임대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대책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른바 스윙스테이트(경합주) 들도 직접 찾았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참모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는 일정을 더 늘리길 원한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그의 도구는 제한적이다.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와 민주당 (일부의) 저항으로 인해 막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