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 국무부에서 지난 4년간 자신의 외교 성과를 돌아보는 연설을 하며 “우리는 소수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을 해냈다. 미국, 일본, 한국 간 3자 협력 관계를 사상 처음으로 구축했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2023년 8월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결속과 제도화를 성과로 꼽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기시다 총리는 작년 9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윤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에서 탄핵을 당한 상태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을 봐라. 우리는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을 저지하고 역내 세력의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며 “우리 행정부 덕분에 미국은 4년 전과 비교해 전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 미국과 동맹은 더 강해졌고, 우리의 적과 경쟁자들은 약해졌다”고 했다.
바이든은 “지금 이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주요 권위주의 국가들이 서로 더 긴밀히 공조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힘이라기보다는 약점에서 비롯됐다”며 자신의 행정부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매우 유리한 여건의 국제 외교 환경을 건네주고 물러간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중동,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계속 해결해야 할 심각한 도전 과제가 있다”며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군을 향해 발포하는 후티족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야 하고 북한이 무력을 휘두르며 러시아에 가까워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앞으로 몇 달, 몇 년 안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 “협상 타결이 이번 주에 될 수도 있다”며 “(인질과) 수감자 교환 방식, 가자지구 철수 시 이스라엘 군의 배치 문제, 휴전 시 인도적 지원 확대 문제 등 핵심 이슈에 대한 차이가 문서상으로는 하나씩 좁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