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백악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백악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언론은 7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관세를 무기로 인접국 캐나다·멕시코를 흔든 것과 달리 아시아·태평양 동맹엔 전통적인 접근법을 취한 데 주목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새로운 관세로 일본을 위협하거나 일본 영토에 대한 미국의 합병을 거론하지 않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저해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며 “미국에 경제·국방을 크게 의존하는 일본이 동맹에도 우위를 과시하려는 트럼프로부터 현상 유지를 지켜낸 것만으로도 당장은 충분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회담이 “트럼프가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이자 대(對)중국 전략의 한 축인 일본을 어떻게 다룰지 가늠할 첫 시험대였다”면서 “일본은 트럼프가 질색하는 대미 무역 흑자를 오래 지속해 온 나라지만, 트럼프는 관세와 관련된 일반적 용어로 경고하면서도 일본을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AP는 이시바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 배우자 아키에 여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언급했다.

일본 언론도 대체로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골프 외교로 트럼프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던 데 비해 이시바는 공감을 표시하는 작전으로 일단 무난한 출발을 했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트럼프가 끝까지 이시바를 ‘시게루’라 부르는 일은 없었다. 개인적인 신뢰 관계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엿보였다”고 했다. 요미우리는 미·일 동맹과 우방국 간 협력 강화가 확인됐고, 회담에서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요구도 없었던 점 등을 거론하며 “안보 측면에서는 만점”이라고 했다.

다만 만족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에게 일본의 안전 보장을 확답받는 등 현상 유지를 끌어낸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란 평가를 얻고 있다”면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는 이번 회담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방증하는 것이고, 빛나는 것은 표면뿐이라고 의심하는 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사히신문도 “트럼프가 무역 분야에서 추가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