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이뤄질 주요한 경제 개발 거래에 대해 심각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대화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또 푸틴을 ‘독재자’로 규정하는 것도 “그런 단어를 안 쓴다”며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은 이날 유엔이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패키지를 승인한 가운데, 종전(終戰)을 서두르는 트럼프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전쟁을) 몇 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푸틴과 미·러 경제개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12일 미·러 정상 간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외에도 중동 이슈, 에너지·인공지능(AI), 달러 등이 논의됐다고 트럼프가 소개한 바 있다. 다만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논의가 진전을 이룰 경우 푸틴의 침공에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 미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무력에 의한 현상(現狀) 변경 시도’에서 비롯됐다는 기본적인 사실 조차 언급하기를 꺼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DC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푸틴에게 ‘독재자’란 표현을 쓰겠냐는 질문에 “난 그런 단어를 가볍게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지율 4%에 불과한 독재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점에 대해 “몇 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다. 또 푸틴과의 만남에 대해 “러시아와 경제 발전 협력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광물 협정’ 체결을 압박했다. 그는 “젤렌스키가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에 (미국에) 올 예정”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기금을 만들어 미국에 광물 자원 수익을 몰아주는 것으로 알려진 이 협정은 유럽에서 ‘경제적 약탈’ 소리를 듣고 있지만, 코너에 몰린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안전 보장을 위해 다른 선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젤렌스키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위해 대통령직까지 걸었지만, 미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그 아이디어는 테이블 위에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마크롱과의 회담에 앞서 G7(7개국) 정상회의에도 전화로 참여했다. 트럼프는 “이번 회의는 의장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에 맞춰 소집한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가 전쟁 종식이 목표라는 것을 표현했고, 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중요한 ‘주요 광물 및 희토류 거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 협정에 매우 빨리 서명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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