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자신이 ‘해방의 날’이라 명명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행사를 가지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1882~1945)을 언급했다. 이른바 ‘FDR’이라 불리는 루스벨트는 미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을 한 인물로, 재임 기간인 1933~1945년 대공황에 따른 경기 침체와 세계 2차 대전 등을 겪었다. 트럼프가 미 헌법이 금지하는 3선 도전 논란에 휘말린 상태라 이번 언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약 40분 동안 연설을 하던 중 로즈가든의 계단을 가리키며 “이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사용했던) FDR을 떠올리게 된다”며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대공황은 그의 임기 이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됐다”고 했다. 미국은 대공황 초기인 1930년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산 제품에 최고 4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트-홀리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트럼프가 현재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에 상당한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스무트-홀리법은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무역 전쟁을 촉발하고 실제로 대공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한 관세”라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1930년대 관세 부활 노력이 이미 10년 동안 지속된 경제 불황에서 국가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1913년 미국은 이미 관세에 의존하는 국가였다. 관세 정책을 유지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늦지 않았다”며 자신이 발표한 상호 관세 부과의 정당성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은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인 루스벨트 사후 수정헌법 22조를 통해 대통령의 3선을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취임 후 헌법 해석 논쟁을 예고하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띄운 상태다. 보수 진영에선 J D 밴스 부통령이 2028년 대선에서 대선 후보로 출마한 뒤 승리해 러닝메이트인 트럼프에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아이디어도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보리스 엡스타인이 이미 2년 전 “트럼프가 2028년 선거에서 다시 뛸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3선 도전 계획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그 문제에 생각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부인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