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가 8일 미국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조현동 주미대사는 8일 “국제 정세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고 국내 정치도 과도기지만 외교 현장에 과도기는 없다”며 “한국과 미국은 정치 변화에 관계 없이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를 갖고 동맹 강화, 무역 균형,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조 대사는 “변화와 위기 속에 항상 기회가 숨어 있다”며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적 협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사는 이날 오전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보다 긴 호흡으로 현재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사는 지난 2일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율 25%와 관련해 “큰 충격이 되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전 세계 최대급 대미(對美) 투자 등 분명한 기여와 함께 조선, 반도체, 방위 산업 등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우리 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8~10일 미국을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등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조 대사는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나흘 만에 한미 간 통화가 이뤄진 것과 관련, “대미 외교의 최전선에 있는 주재국 대사로 한미 간 정상 수준의 협의가 가능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더불어 책임감도 느낀다”며 “모든 현안에 있어 국익(國益)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과 협력하여 변화의 파고를 지혜롭게 넘을 수 있게 대사관 전체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사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미·일이 두 차례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한·미·일에 갖는 기대가 각별하고 동시에 한·미·일 협력이 동맹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조 대사는 7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만났고, 8일엔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 사령관과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조 대사는 “굳건한 방위 태세 유지를 위한 대미(對美) 안보 분야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도 이달 1일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과 첫 유선 협의를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가 노력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트럼프가 취임 후 김정은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 과시하며 미·북 직접 대화를 시사했지만, 한미가 사전·사후 긴밀히 소통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대사는 “대사관이 11일 자영업자 동포 대상 이민 정책 간담회를 갖고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미 지역 총영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