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달 4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랜도(62)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1일 카운터파트인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과 첫 통화를 하면서 한국의 성장 스토리와 한국 음식을 예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랜도 부장관을 포함한 국무부 고위 인사들의 ‘한국 사랑’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랜도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김 차관과 안보, 경제 현안 및 한국의 산불 등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나는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새 직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뒤로 매일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불고기를 먹었다”고 했다. 국무부 청사가 있는 워싱턴 DC ‘포기 보텀’ 지역에는 실제로 불고기를 내는 한국 음식점이 여럿 영업 중이다.

이와 함께 랜도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를 가장 부유하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나라 중 하나로 변화시킨 한국 국민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랜도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다. 워싱턴 DC의 대형 로펌 ‘커클랜드 앤드 엘리스’에서 약 25년을 근무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였던 2019~2021년 멕시코 주재 대사를 지냈다. 이후 변호사로 복귀한 그를 트럼프가 지난해 12월 부장관에 지명했다.

국무부 ‘3인자’인 정무담당 차관에 내정된 앨리슨 후커 후보자도 한국 정재계에 인맥이 두꺼운 지한파로 손꼽힌다. 후커는 트럼프 1기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내며 2018·2019년 미북 정상회담에 관여했다. “나는 한국을 매우 중시하고, 경력의 상당 기간에 걸쳐 한반도 관련 업무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해온 인물이다. 퇴임 후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설립한 컨설팅 회사인 ‘아메리칸 글로벌 스트래티지스(AGS)’에서 활동했는데, 8일 상원 인준을 받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차관 역시 선임 자문역을 지냈다.

지난 1일 AGS가 워싱턴 DC 모처에서 주최한 행사에는 오브라이언, 후보자 신분으로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후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래리 커들로, 트럼프의 ‘무역 책사’이자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제자격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조현동 주미 대사 등이 두루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상원 의원 시절 북한 인권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에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부 내 한반도 현안 실무 책임자인 케빈 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도 한국계로, 부친이 김원용 이화여대 석좌교수다.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책담당 차관 내정자.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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