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뉴시스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새로운 연합 작전계획에 서명했다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9일 공개했다. 한미 군사 당국은 지난해 11월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대남(對南) 핵 공격 상황’을 작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는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핵우산)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 핵우산 운용의 ‘돌이킬 수 없는 제도화’를 위해 문서화는 물론 이를 작계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이는 유사시 핵무기 사용은 미국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작계 반영이 안 되면 추상적인 약속 수준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브런슨은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3성 중장일 때 지명을 받아 공식 임명과 함께 대장으로 진급했다. 그는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맞춰 제출한 성명에서 “지난해 우리는 새로운 전투 준비 태세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새로운 연합 작전계획(OPLAN)에 서명했다”고 했다. 작계는 한반도 전시(戰時)를 상정한 기밀 군사작전 계획으로, 한미 연합 연습은 이를 토대로 진행된다. 브런슨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능력이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는 안보 환경에 대응해 새 작계는 연합사령부가 무력 충돌 이전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브런슨은 “지난 몇 년 동안 동맹 관련 계획 입안자들은 이 작계를 구성·개발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며 한미 연합 ‘프리덤 실드(자유의 방패)’와 ‘을지프리덤 실드’ 훈련 기간에 새 작계를 테스트하고 실증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우리는 이 작계를 계속 사용하고 개선하고 훈련을 수행할 것”이라며 “새 작계에 맞춰 훈련 프로그램을 계속 구체화하고 정비해 통합성, 상호 운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프리덤 실드는 브런슨 취임 후인 지난달 3월 10~21일 진행됐다.

작계 자체는 기밀이지만 지난해 10월 SCM 당시 양국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향후 한미 연합 연습에는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관련 내용이 새 작계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같은 해 7월에는 한미 정상이 미국의 핵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해 대응하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고, 이후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핵·재래식 통합(CNI) 문서화를 도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