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자신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관세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일부 나라는 나보다 더 딜(deal·합의)을 이루기를 원하고 있다. (그들의 입장을) 들을 것이며 공정하게 대할 것이지만, 그러나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관세 전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주요 15국과의 협상에 우선 집중을 하고 있다”며 “다음 주 한국에서도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베선트에 상술할 것을 요청했는데, 베선트는 이른바 ‘빅(big) 15’라 불리는 나라들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한국을 호명했다. 그는 “전날 일본과의 회담은 환상적이었으며 EU와도 통화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한국은 다음 주에 오며 인도와도 대화 중인데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다음 주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워싱턴 DC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2+2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야당이 “조기 타결하지 말고 차기 정부에 넘기라”는 입장이라 협상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전날 일본 측 관세 협상 수석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과 만난 베선트는 17일 “무역에 관한 논의가 매우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기쁘다”며 “대통령께서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주최해 주시고 미국 국민을 위한 최선의 합의를 위한 길로 우리를 이끌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일본의 친구들과도 조만간 더 긍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상호 관세를 유예한 90일 이내에 주요 교역국과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우선순위 국가가 있냐는 질문에 “모두가 내 우선순위”라고 했다. 또 일부 국가와의 무역 협상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는 중국과의 통상 협상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매우 좋은 협상을 맺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 3국을 순방하면서 일종의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우려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누구도 우리와 경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그들은 협정을 원한다”며 “내 생각에는 100% 무역 협정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