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걷기나 집안일 같은 가벼운 신체 활동을 부지런히 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와 미국 아칸소 대학 박용문 교수 등 국내외 공동 연구팀은 2010~2016년 사이 국내에서 새롭게 치매 진단을 받은 6만252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 변화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치매 진단 이후에도 신체 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했다면 활동 강도와 관계없이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는 보통 치매에 동반된 질환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 말기에는 손 움직임이나 음식 섭취 같은 기본적인 신체 활동이 힘들어지는데 이로 인해 몸이 허약해지고 면역 기능이 떨어져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대한치매학회에선 치매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폐렴과 요로 감염, 욕창성 궤양 등의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을 꼽는다.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다 보니 가래를 잘 뱉지 못해 폐렴에 걸리기 쉽고, 기저귀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요로 감염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오랫동안 누워 있다 보면 욕창도 생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박계영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치매 환자가 걷기나 가벼운 집안일 등 간단한 신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치매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돌봄 제공자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