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섭취량이 적은 사람에 비해 일반적인 비만과 복부 비만을 겪을 위험이 최대 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보건복지연구소(FIHW)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지난 27일 공개했다. 이들은 자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 건강 연구’ 데이터를 이용해 남성 2222명과 여성 2792명의 식단을 살펴봤다. 이어 나트륨 섭취량과 소변 나트륨 농도를 분석하고 일반·복부 비만 간 관계를 관찰했다.
여기에서 일반 비만은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체질량지수(BMI)로 측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복부 비만은 복부 및 내부 장기에 지방이 축적돼 허리둘레가 정상보다 커진 상태를 말한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연구팀은 나트륨 섭취량과 소변 나트륨 농도에 따라 상위 25%부터 하위 25%까지 남녀를 각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러고 나이와 생활 습관 등 변수 영향을 보정한 통계 모델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때 나트륨 섭취량(중앙값)이 WHO 하루 권장량(5g 이하)보다 적은 그룹은 ‘여성 하위 25%’ 그룹뿐이었다. 남녀를 합친 경우 상위 25% 그룹의 나트륨 섭취량은 하위 25% 그룹보다 2.3배 많았다.
분석 결과 여성의 경우 나트륨 섭취량 상위 25% 그룹은 하위 25% 그룹에 비해 일반 비만 위험이 4.3배, 복부 비만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나트륨 농도를 봤을 때도 상위 25% 그룹은 하위 25% 그룹보다 비만 위험이 4.8배 더 높았다.
남성은 소변 나트륨 농도 상위 25% 그룹의 일반 비만 위험이 하위 25% 그룹보다 무려 6배 높았다. 복부 비만 위험 역시 4.7배였다. 다만 나트륨 섭취량을 비교했을 때는, 비만 위험 증가 패턴은 여성과 비슷했지만 그룹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나트륨 섭취와 비만 간 연관성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지만 그 원리나 성별 차이 등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향후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 체성분 변화, 포만감 조절 등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심층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높은 나트륨 섭취는 건강에 해로운 음식보다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건 개인 노력만으로 될 수 없다. 식품 산업과 협력을 통한 인구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