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병’을 아는가.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있는 생활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좌식 생활이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붙인 질병 이름이다.

왜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나쁜가? 앉아 있는 동안 다리와 엉덩이 대근육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골격근 비활성은 인슐린 저항성을 부른다. 즉 인슐린이 있어도 혈당 관리가 어려워진다.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으면,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복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시에 오는 대사증후군이 의자에서 시작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정맥 혈류가 정체해 하지 부종, 하지 정맥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척추가 받는 몸의 하중은 의자에 앉아 있을 때가 서 있을 때보다 3배 크다. 오랜 의자 생활이 디스크 압박, 허리 통증, 거북목, 척추 후만증을 일으키는 이유다.

그래픽=양인성

영국 의학협회지 랜싯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사람은, 4시간 이하인 사람보다 사망률이 최고 59%가 높았다. 의자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한’ 물건인 셈이다. 하루 3~4시간 앉아 있으면, 담배 한 갑 피우는 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평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의자 의존증 환자’다. 잠자는 시간보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직장 일은 대부분 의자에 앉아 컴퓨터로 작업하며, 집에서도 앉아서 TV를 보거나 식사 시간을 보낸다.

그래픽=양인성

의자병을 줄이려면 되도록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앉아 있어도 움직임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앉은 상태에서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액티브 시팅(active sitting·활발한 앉기)이다. 정중동 앉기인 셈이다.

건강 서적 ‘자세 혁명’을 쓴 이동엽(신경외과 전문의)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은 “가만히 앉아만 있지 말고, 그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라는 말”이라며 “앉은 상태서 허리를 앞뒤로 살짝 기울이거나, 골반을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도 좋다”고 말했다. 의자 좌판 위에서 엉덩이 위치를 조금씩 바꿔주거나, 척추에 가벼운 리듬을 주는 것도 권장한다. 등받이에 기댄 자세와 몸을 세운 자세를 번갈아 하면, 의자병 증세를 줄일 수 있다. 양쪽 무릎을 위로 들어주어 허벅지 근육 운동을 할 수 있고, 양쪽 발목을 교차시쿄 서로 당겨주면 앉은 상태서 종아리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다. 1시간마다 일어나서 1~2분 몸을 풀거나 가볍게 걷는 것도 중요하다.

의자에 앉아 있는 올바른 자세는 의자병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엉덩이와 허리를 의자 등받이와 좌판에 바짝 붙여 앉는다. 의자는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면서 허리 지지대가 있는 것을 선택하면 좋다. 좌판은 딱딱하지 않고 너무 푹신하지 않은, 적절한 쿠션이 있는 것을 사용한다. 머리를 받쳐주는 헤드 레스트와 팔걸이를 이용해 체중을 분산해야 한다. 시선은 컴퓨터 모니터가 살짝 아래로 보이는 정도가 좋고, 무릎은 자연스럽게 90~110도로 구부려지고, 발은 바닥에 닿아야 한다. 의자 다리에 바퀴가 있으면 앉은 채로 미세한 위치 이동을 자주 할 수 있어 고정된 자세로 인한 허리와 척추 부담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