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치매와 인지 장애 위험을 15%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연구팀과 중국 선양 중국의대 제1병원 연구팀은 혈압 관리와 치매 및 인지 장애 발병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는 중국 전역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고혈압 환자 3만399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마을 단위로 고혈압 치료 방법을 달리해, 4년간 혈압 변화와 치매 및 인지 장애 발병 현황을 추적 관찰하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방식을 썼다.
연구팀은 163개 마을의 1만7407명(A그룹)에겐 보건 교육을 수료한 ‘마을 의료인’(村醫)으로부터 집중적인 혈압 관리를 받도록 했다. 이들은 항고혈압약을 투여받고 건강 상담을 통해 혈압 측정, 체중 감량, 염분 섭취 조절, 음주량 관리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개인 혈압 측정 장비도 제공받았다.
반면 대조군인 다른 163개 마을의 1만6588명(B그룹)은 보통의 고혈압 환자가 받는 통상적인 관리만 받았다. 생활 습관 개선을 권장하고 필요한 일부에게만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게 했다. 의료기관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 외에 다른 치료나 건강 지도는 제공되지 않았다.
4년 후 두 그룹의 혈압 변화를 비교한 결과 A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평균 22.0㎜Hg, 이완기 혈압이 9.3㎜Hg 감소했다. 목표 혈압(수축기 130㎜Hg·이완기 80㎜Hg) 수준에 도달한 환자도 더 많았다. 또 B그룹에 비해 치매 위험이 15% 낮아졌으며 인지 장애 위험도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혈압 관리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준다”며 “전 세계 치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 환자들에게 더 집중적인 혈압 조절 조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