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의 필적 확인 문구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 나왔다. 필적 확인 문구는 대리 시험을 막고자 응시생들이 자필로 적게 하는 것인데 2006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당시 필적 확인 문구는 정지용 시인의 작품 ‘향수’에서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었다.

올해 선정된 문구는 나태주 시인이 2015년 펴낸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수록된 시 ‘들길을 걸으며’의 일부분이다. 이 시집은 시인이 자신의 시 가운데 인터넷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서 ‘공감 문구’ ‘힐링(치유) 문구’ 등으로 불리며 자주 공유되던 것들만 모은 것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올해 필적 확인 문구는 1년 내내 코로나와 공부로 지친 수험생들을 위로하려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도 충분히 고려해 출제위원들이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런 기술적인 요소의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보안 사항이다. 도입된 지 15년째인 필적 확인 문구는 같은 해 시험을 본 수험생들의 공감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같은 시절을 보냈다는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서울의 대학생 강모(20)씨는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매년 달라지는 필적 확인 문구로 소셜미디어에서 대화방 이름을 설정해 같은 해 수능을 본 사람들을 모으기도 한다”며 “서로 필적 확인 문구 이야기를 하며 나누는 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