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7일 직접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다. /성남시

경기 성남시는 제설 작업 만큼은 경기도내 여느 자치단체보다 뛰어나다고 자평해왔다. 중원구, 수정구 등 원시가지는 비탈길이 많아 제설 대응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고, 공무원들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노하우도 갖고 있다. 그러나 한파경보와 폭설주의보까지 미리 내려진 이번 폭설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뭇매를 맞고 있다. 성남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사과하고 제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일 밤에는 전체 직원을 투입해야 하는 강설 대응 매뉴얼을 어긴 채 10분의 1도 안되는 소수 인원만으로 제설작업을 벌여 이튿날 출근길까지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맘카페 등에는 비난이 폭주했다. 더구나 은수미 시장도 발이 묶여 7일 오전 10시 이후에야 출근한 것으로 확인돼 눈총을 받고 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일 오전 11시를 기해 성남시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됐고 6일 오후 7시 20분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지만, 성남시는 사전에 준비한 ’2020년도 안전관리계획'대로 대응하지 않아 모든 불편은 시민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 안전관리계획은 강설 시 3단계로 구분해 비상 근무 체계를 갖춰 대응하게 돼 있다. 적설량 10cm 이상인 3단계는 ‘전 직원 투입 및 191대 장비 동원'으로 규정돼 있다. 지난 6일 밤 당시의 성남 지역 적설량은 14.6㎝로 전체 직원을 투입하는 3단계 대응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 따르면 성남시는 단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또 1단계 대응 인원(1106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224명(임차 기사 78명 제외)을 투입했고 제설 장비도 123대만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튿날인 7일 공무원 출근 시간도 10시로 조정해 제설작업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국민의 힘은 지적했다. 수원시의 경우 출근 시간을 오전 6시로 앞당겼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대응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맞는다”며 “당초 기상예보는 적설량 1∼4㎝였는데 4시간 만에 10㎝ 이상이 쌓인데다 야간이라 직원들을 소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실 제설로 인해 은수미 시장은 다음날인 7일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 시장은 시청에서 20분 거리인 중원구 상대원동에 자택이 있다. 당시 이 일대는 도로의 제설작업이 지연되면서 출근시간대에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성남시에 잘 짜인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이번 사태는 늑장 대응이 불러온 인재라 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잘못은 인정하는 은 시장의 진심 어린 사과와 폭설시 사전 대비를 위한 매뉴얼 실행과 구체적인 관리 시스템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당초 기상청 예보에 의거 ‘성남시 겨울철 제설대책' 매뉴얼에 따라 인력 및 장비를 사전 대기 하였으나, 예기치 못하게 짧은 시간 내 폭설로 인해 초동 대응에 미흡했던 점 시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제설과 관련한 시민 여러분의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겨울철 방재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제설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