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 중국복합문화타운' 사업이 무산된 것을 자축하는 듯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극우 다 됐다”고 했다.
이 전 위원은 2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천문화타운이 끝내 무산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문제, 이렇게 결말이 났다”는 코멘트를 덧붙인 글을 올렸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한 시간쯤 뒤 댓글을 달아 “잘 하는 짓이다. 이젠 극우파가 다 됐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전 위원이 한중문화타운 문제를 빌어 정치적으로 반중(反中) 입장을 드러냈다고 생각해 이처럼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전에도 “도대체 왜 강원도지사가 중국에 꽂힌 건가”라며 “무슨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고 하고, 그걸 또 일대일로라고 아첨까지 해야 하나”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었다.
‘중국복합문화타운’ 사업은 이날 시행사인 코오롱글로벌 측이 “한중문화타운 사업의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앞서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2019년 중국 매체 인민망과 인터뷰에서 “문화타운은 수천 년의 깊이와 폭을 가지고 있는 중국 문화를 강원도와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던 ‘중국복합문화타운’ 사업은 강원 홍천군과 춘천시에 걸쳐 위치하는 여의도 1.7배 면적(500만㎡)의 라비에벨관광단지 안에, 축구장 170개 넓이 120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내용이 알려지면서 ‘중국에 한국 땅을 주지 말라’며 반중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달 29일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27일 오후 12시 현재 66만여 명이 동의했다. 강원도청 게시판에도 도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왜 하나 같이 중국에게 대한민국을 못 줘서 안달인지” 등 격한 반응이 올라왔다.
사업 시행사 코오롱글로벌 측은 26일 입장문에서 “해당 사업은 집단주거시설로서의 ‘차이나타운’ 조성사업은 분명히 아니다”라면서 “한국과 중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적인 요소를 테마로 한 순수한 테마형 관광단지로 구성됐다”며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진 전 교수와 이 전 위원은 최근 온라인 상에서 계속된 설전을 벌이고 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지난달 9일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 게시물에 댓글로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틀 뒤 이 전 위원이 “‘페미니스트 선언' 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한국 남자의 줄임말)’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하자, 진 전 교수는 댓글을 달아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