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이래로 경찰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매년 늘고 있다.

서울경찰청 로고./뉴스1

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2018년 48.9일, 2019년 50.4일, 2020년 55.6일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인 2021년 64.2일, 2022년 67.7일로 늘었다. 5년 사이에 18.8일 증가했다. 일선 수사 인력은 2020년 3만1199명에서 2022년 3만4679명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 부서 기피와 사건 수 증가를 감안하면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2021년 변호사 1155명을 상대로 한 대한변호사협회 설문조사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조사 지연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73.5%(849명)로 나타났다. 변호사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을 들었다. 해당 질문엔 1133명의 변호사가 중복 응답을 했는데,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72.5%), ‘경찰의 과도한 사건 부담’(62%), ‘검사의 수사 지휘 폐지’(34.8%), ‘검찰의 직접 수사 폐지’(29.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변호사 505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한 변호사는 “2020년 5월 고소 사건을 접수했는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다가 약 11개월 뒤 불송치(혐의 없음) 통보를 받았다”며 “이의 신청을 해 2021년 7월 검찰이 보완 수사 요청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1년 5개월이 다 가도록 경찰은 아무런 수사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검찰이 판단할 때 이뤄지는 보완 수사 요청은 2021년 8만523건에서 지난해 10만3185건으로 1년 만에 28% 증가했다. 법조인들은 “경찰이 불송치한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를 허용했으면 보완 수사 요청 건수는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