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소방당국, 공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을 살펴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에 합동감식이 진행되는 등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본격화한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은 30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지방항공청에서 화재 합동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사전 회의를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는 각 기관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화재 사고기인 에어부산 에어버스사 A321-200(HL7763) 항공기에는 16t(약 3만 5000파운드) 가량의 항공유가 양쪽 날개에 실려 있는 상황이다. 회의에 참여하는 기관은 이날 화재 감식 시 필요한 안전 보호 조치를 논의하고 항공기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합동 감식은 회의 이후 진행되며 경찰은 회의 결과에 따라 수사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항철위 관계자는 “30일 오후 2시 안전 확보에 대한 사고 현장 확인 후 현장 감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 감식은 화재가 시작된 지점과 발생한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항철위는 이를 위해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확보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 169명과 탑승 정비사 1명, 승무원 6명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당시 불은 항공기 내부 뒤편에서 시작돼 동체 상부를 태웠다.

화재가 기내 선반에서 시작됐고 휴대용 보조배터리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승객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휴대용 보조배터리가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승객은 언론에 “불이 짐칸 문 사이사이로 빠져 나왔다. 짐 넣던 칸인데, 승무원 한 분이 배터리, 배터리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 직후 현장 조사에서 항공기 양쪽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항철위는 기내 선반에 있던 배터리 등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 등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각도로 조사할 방침이다. 항공기 내 배선 합선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비행기의 경우 전기 배선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항철위 관계자는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내 선반에 둔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화재가 난 항공기 기내 좌석 위 선반에서 붉은 화염이 포착된 모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