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에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폰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고,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애플은 4분기에 매출 1243억 달러(약 180조원)와2.40달러(약 3500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街) 전망치 평균인 매출 1241억 2000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2.35달러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1년전에 비해 4%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애플의 중국 매출은 185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줄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에 해당한다. 아이폰은 중국의 AI규제로 자사 애플 인텔리전스를 중국에서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 기능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중국 자체 브랜드에 밀린 시장 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이다.

4분기는 연말 연휴 시즌과 신규 아이폰 출시로 애플의 전통적인 성수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의 아이폰 매출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매출은 691억 4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710억 3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반면 애플의 PC인 ‘맥’제품과 아이패드 매출은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5%씩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또 애플TV 구독, 아이클라우드, 앱스토어 등의 매출이 포함된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231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당초 애플은 지난해 연말 출시된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의 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시장에선 최신 아이폰인 아이폰16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는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만 출시됐고, 중국에서는 아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쿡 CEO는 중국에서의 AI기능 출시에 대해 “중국 규제 당국과 협력 중이지만, 언제 도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타임라인은 없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결과적으로 아이폰 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애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 출발했지만, 현재는 3.45% 반등한 상태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매출 성장이 계속해서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시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애플이 계속해서 매출 성장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