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발생해 213시간 이어진 경남 산청 산불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인다.

1일 경남 산청 산불 최초 발화 지점 부근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현장 합동감식에 나섰다. /경남경찰청
1일 경남 산청 산불 최초 발화 지점 부근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현장 합동감식에 나섰다.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1일 오전 11시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불 최초 발화지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림청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발화지점 조사를 통해 화염 흔적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 31일 산청군 산림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부터 이번 산불 원인 규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았다. 피해 면적이 크고 수사 인력 부족 등이 이유였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5일 발화 지점에 있었던 농장 주인 A(70대)씨 등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3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마을 주민이 산불로 훼손된 자신의 집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A씨 등은 “예초기로 제초 작업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불이 나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현장 조사와 이후 A씨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거쳐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이 예초기를 돌리다 불꽃이 튀어 불이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담뱃불이나 다른 이유로 불이 시작한 것인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 작업 중 희생된 창녕군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시민들이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창녕군민체육관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이번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인명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서도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한다. 당시 규정에 따라 진화대원의 투입 시기와 위치가 정해진 것인지, 적절한 안전장비를 지급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지휘한 경남도와 창녕군, 산림청 등의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시작한 산청 산불은 213시간 만인 30일 오후 1시쯤에서야 큰불이 꺼졌다.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직원들이 지난달 26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 인근 및 지리산 경계 200m 지점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이번 산불로 지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축구장 2600여개에 달하는 1858ha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등 84곳이 피해를 입었고, 215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27명은 1일 현재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