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의 피해를 낸 옵티머스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금융사는 NH투자증권이다. 약 4700억원을 팔았다. 검찰은 옵티머스 핵심 간부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살던 아파트로 이사를 가 그에게 로비 시도를 했고,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난 올 6월 이후 옵티머스 임원들과 정영채 사장이 함께 ‘대책 회의’까지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그런데도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동업자인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는 검찰에서 “김재현 대표가 (6월 환매 중단 등의) 문제가 터지고 난 뒤 정영채 사장을 만나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진술했다. 또 “김 대표가 ‘NH에서 판 옵티머스 펀드는 특혜 펀드니까 NH에서 먼저 고소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이사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녹취록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 녹취록에는 환매 중단 사태 이후 김 대표가 주변에 “(옵티머스 고문인)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함께 정영채를 만나 담판을 짓겠다” “환매 중단이 터지면 NH도 같이 죽는 거야”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검찰은 김 대표 외에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도 정영채 사장에 대한 로비에 나섰다는 복수의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정영제 전 대표는 작년 초 정영채 사장이 사는 서울 용산구의 한 고급 아파트로 이사갔고, 같은해 2월쯤 아파트 인근 목욕탕에서 정 사장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 관련사의 이사를 지낸 유현권씨도 검찰 조사에서 “정영제가 옵티머스가 추진한 경기도 광주의 봉현물류단지 사업 지분 중 일부를 정영채 사장에게 일부 넘기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작년 6월 11일 김 대표에게 펀드 판매 제안서를 제출받았고, 3일 만에 펀드 판매를 확정했다. 김재현 대표는 “정 전 대표의 청탁이 통했다고 생각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영채 사장은 “정영제씨는 2008년 업무상 잠깐 본 사이로, 목욕탕에서 갑자기 아는 체를 해 인사했을 뿐 어떠한 로비도 받은 적이 없다”며 “사건 피의자들이 지어낸 말로 옵티머스 측과 대책회의를 한 적이 없으며 외려 NH가 그들을 먼저 고발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