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찰총장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에 반대하는 합동 성명을 내놨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부터 시작해 노무현 정부때의 모든 검찰총장, 문재인 정부가 임명했던 검찰총장까지 참여했다.
전직 검찰총장들이 실명으로 합동 비판 성명을 내놓은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성명을 낸 전직 검찰총장 중에는 윤 총장처럼 법무부장관과 마찰을 빚다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이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법치주의에 대한 큰 오점이 될 것”이라며 “징계절차는 우리 국민이 애써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의 시작이 될 우려가 너무 크므로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성명엔 김각영, 송광수 , 김종빈, 정상명, 임채진, 김준규, 김진태, 김수남, 문무일 전 총장이 참여했다. 한상대, 채동욱 전 총장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번 성명에는 김각영(32대)·송광수(33대)·김종빈(34대)·정상명(35대)·임채진(36대)·김준규(37대)·김진태(40대)·김수남(41대)·문무일(42대) 전 검찰총장 등 모두 9명이 참여했다.
김각영 전 총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검찰 인사 문제로 충돌하다 사퇴했다. 뒤이어 임명된 송광수 전 총장도 강 전 장관과 부딪혔다. 당시 청와대와 강 전 장관이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하자, 송 전 총장은 “내 목을 쳐라”라고도 했었다. 결국 강 전 장관이 그만두면서 당시 송 전 총장은 임기를 지켰다.
김종빈 전 총장은 강정구 동국대학교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두고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항의하며 사퇴했다.
임채진 전 총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숨지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김수남 전 총장은 현 정부가 들어서자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은 전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월의 징계조치가 이뤄진 것에 대하여, 전직 검찰총장들은 이러한 데까지 이르게 된 상황 전반이 법치주의에 대한 큰 오점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징계사유가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만 되는 것이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러한 징계절차로 검찰총장을 무력화하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사법절차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88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된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장치입니다.
이번 징계조치로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의 임기가 사실상 강제로 중단되게 됩니다. 이는 검찰총장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하고 소신있게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드는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에 전직 검찰총장들은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다음과 같이 의견을표명합니다.
검찰구성원들은 과거 몇몇 중요사건에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던 역사적 경험을 성찰하여 이를 교훈삼아, 형사사법절차가 보다 정의롭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이번 징계절차는 우리 국민이 애써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의 시작이 될 우려가 너무 크므로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 검찰총장 김각영, 송광수 , 김종빈, 정상명, 임채진, 김준규, 김진태, 김수남, 문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