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서 실형을 받고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방 환경이 열악하다는 전직 공직자의 증언이 나왔다. 이 공직자는 3년 전 이 부회장이 같은 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같은 방을 이어서 썼다며 “삼성 총수라고 예우받는 특별방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2018년 법정구속으로 재수감 됐는데 이 방에서 일주일 정도를 보냈다. 그후 다른 독방으로 보내졌다”며 “그런데 그 방을 사용한 전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라고 했다.
앞서 허 전 행정관은 박근혜정부 시절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구치소 생활을 했다. 이 부회장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구속돼 2017년 초부터 2018년 초까지 1년간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생활했다.
허 전 행정관은 “이 방은 법정구속된 요인들의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만든 독방(1인)으로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카메라가 있다”며 “이 부회장이 1년간 그 작은 방에서 감시받으며 겪었을 고초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삼성 총수라고 그나마 대우받는 특별방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그 방의 명칭은 ‘1중1’이라고 했다.’1중1′은 ‘1동에 있는 중층(2층)의 1번 방’을 뜻한다고 한다.
그는 “그 방의 끝에는 높이 60㎝ 정도의 시멘트 담장이 있고, 가로 80~90cm·세로 120cm 정도 되는 화장실이 있다. 이곳은 전천후다. 세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샤워도 하고, 크고 작은 볼일도 다 보는 화장실 겸 목욕실이다. 처음 겪을 때는 참으로 난망했다”고 회상했다.
또 “(그곳은) 서울구치소에서 제일 열악한 방”이라며 “대부분의 방들은 좌변식에 화장실 칸막이라도 있건만”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 총수라고 그나마 대우받는 특별방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이 부회장이 어제 그곳으로 다시 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과거 썼던 방에 수감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2018년 집행유예로 풀려난지 3년 만에 재수감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