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 사건 수사를 가리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정치적인 수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며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추미애) 장관이 역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저는 범죄 소명도 없이 법무연수원에 모욕적으로 좌천됐다”며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고 방어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영장 발부 일주일 뒤 압수수색 ‘급속을 요하는 사건’?
한 검사장은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7월 29일 압수수색 전후 상황을 묻는 검사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시 (압수수색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압도적으로 수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한 직후였는데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수색을 또 한다고 하니 황당했다”며 “(이전 압수수색으로) 6월에 새로 바꾼 휴대전화를 왜 압수수색하는지 이해가 안 가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된 날짜가 7월 22일이었고, 압수수색은 7월 29일, 저에 대해 수사중단하라는 수사심의위원회는 7월 24일이었다”며 “22일 발부된 영장을 29일에 가지고 왔으면서 어떻게 급속을 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작년 7월 29일 압수수색 당시 한 검사장이 변호인을 부르겠다고 요구하자, 정 차장검사 등 수사팀은 ‘급속을 요하는 사건’이라며 변호인 입회를 거부한 것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검찰조직 우스워질까 우려해 입원거부”
이날 한 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는 사건 당일 상해 진단에 관해 문답도 이어졌다. 한 검사장은 “(압수수색 논란이) 전국적으로 중계되는 상황에서 충격이 심했는지 병원에 가자마자 여러 번 구토했고, 의사가 ‘입원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면서도 “저도 검사고 정진웅 차장검사도 검사인데, (정 차장검사의 입원) 사진도 공개된 상황에서 (저도) 입원하면 그건 검찰 조직이 우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피고인(정 차장검사)으로부터 사과받거나 합의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폭행당한 이후 여기서 저에게 사과하면 문제삼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항의했는데, 장모 검사는 유감스럽다고 했지만 정 차장검사로부터는 지금까지 사과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