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조원대 펀드 사기 사건의 주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8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허선아) 심리로 열린 김 대표 등의 결심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과 벌금 4조578억원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 D대부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25년에 벌금 3조4281억원, 옵티머스 이사이자 H법무법인 대표 윤석호 변호사에게는 징역 20년에 벌금 3조4281억원을 구형했다.
또, 송모 옵티머스자산운용 이사와 유모 스킨앤스킨 고문에게는 각각 징역 10년과 벌금 3조4281억원, 징역 15년과 벌금 856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 “조직적·계획적 범행, 서로 책임 전가 급급”
검찰은 “김재현 대표 등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검찰도) 수사를 진행하다가 피고인들의 대범한 사기행각에 놀랐다”며 “이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데 급급했으며 현재까지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이들의 펀드 사기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검사는 “남편이 사망하며 남긴 유산 수억원을 고스란히 투자한 할머니,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투자한 가정주부, 두 자녀의 자금을 투자한 가장 등이 가장 큰 피해자”라며 “안전하게 이자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피해자들의 소박한 꿈과 미래를 유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기 범행 금액은 약 1조3526억원에 달하고 현재 5542억원 정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피해금액으로 남았다. 피해자도 최소 3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유산 투자한 할머니, 가정주부, 가장 등이 가장 큰 피해자”
김재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옵티머스 사태로 피해 본 투자자와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 잘못된 판단으로 저를 아껴주고 응원해준 분들께 회복할 수 없는 실망감을 준 점도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사기를 계획한 것이 아니며 일부 공범은 (이번 사태가) 정관계 로비라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왜곡했다”며 “왜곡된 사실을 재판부가 바로잡아 각자 잘못에 공정한 책임을 지고 그에 따른 합당한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은 김 대표 등이 공기업이나 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나 정보기술(IT) 기업 등 우량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해놓고 비상장 부동산 업체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들은 약 3000여명 피해자로부터 1조원 넘는 금액을 편취해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