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직폭행 혐의를 받는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고검검사급 검사 652명, 평검사 10명 등 총 662명의 자리를 옮기는 ‘역대급’ 대규모 검찰 인사를 25일 단행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서는 무엇보다 검찰개혁과 조직 안정의 조화를 주안점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피고인’ 신분인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이규원 검사의 인사를 두고 “신상필벌 원칙이 있긴 한 것이냐”이 비판도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이동했다. 채널A 사건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독직폭행)로 기소된 그는 광주와 서울중앙지법을 오가며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이다.

그는 피의자 신분이었던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에서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영전했고, 기소 후에도 직무배제 없이 광주지검 차장 직무를 수행했다. 이때도 검찰 내부에서는 “기소되면 직무배제 후 비(非) 수사부서로 전보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정 차장검사만 이와 무관하다”며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채널A 사건 관련 기소도 되지 않았으나 좌천된 한동훈 검사장의 경우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윤중천 면담 보고서 왜곡·유출’ 의혹에 연루된 이규원 검사가 지난 5월 27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재소환되고 있다./뉴시스

2019년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대전지검 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부부장 검사로 승진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파견을 유지했다. 이 검사는 ‘윤중천 면담보고서 왜곡, 유출’ 의혹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도 받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파견검사가 비위 혐의가 발견되거나 입건만 돼도 파견을 해제하고 원대복귀시키고 조치하는 게 검찰 관행이었는데, 이 검사도 이를 피해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