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지난 21일 밤 본지 기자 등과 만나 “내가 지은 죄만큼 받고 남이 지은 거면 내가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8억원 수수 혐의,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더 있다는 취지였다.

유씨는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대표)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 이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유씨는 특히 김용 부원장의 ‘현금 8억원’ 수수 혐의 등과 관련, “(이 대표가) 모르는 게 있겠느냐”고 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작년 2월부터 이 대표 대선 캠프의 자금 조달, 조직 관리 등을 맡았다고 보고 있다.

유씨는 김 부원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도 “정진상이 몰랐겠느냐.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 마셨는데”라고 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2014년 유씨에게 5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은 모두 유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씨는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릴 수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다. 눈앞에 찍힌 발자국을 어떻게 숨기나. 힘으로 누르겠다? 눌러보라고 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숨길 수 없는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작은 돌 하나 던지는데 저렇게 안달이다. 정말 큰 돌 날아가면 어떡하려고”같이 말하기도 했다.

유씨는 또 본지 기자에게 “기다리면 다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등에 이미 추가 진술한 내용이 있거나 앞으로 더 진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편, 유씨가 김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진술한 것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핵심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모른다고 말한 사실을 알게 된 게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작년 12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방송에 나와 김 전 처장에 대해 “얼굴도 모른다” 등으로 말해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현안에 대해 김 전 처장에게 ‘대면(對面)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