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연합뉴스

2020년 7월 KBS가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부 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씨 관련 의혹 제기를 공모하는 대화가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있다’는 오보(誤報)를 낸 것과 관련,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KBS 측에 거짓 정보를 흘린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은 신 검사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그가 KBS 오보 직전 KBS 기자와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초 KBS 기자 등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압수 수색하면서 신 검사장이 KBS 측에 허위 내용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는 신 검사장이 KBS에 거짓 정보를 전달했다고 인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달 초 1차 조사 때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신 검사장이 최근 2차 조사에서 ‘물증’이 나오자 결국 시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KBS는 2020년 7월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기자가 같은 해 2월 부산고검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두 사람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다음 날 이 전 기자 측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그런 내용이 없다”고 하자, KBS는 오보를 인정했다. 한 장관은 KBS 기자와 허위 정보 제공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검찰 안팎에선 신 검사장이 KBS 측에 허위 정보를 흘린 당사자로 지목됐다. KBS 보도 하루 전 신 검사장이 KBS 측과 연락을 주고받은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 검사장과 KBS 측이 연락을 주고받은 날은 이 전 기자가 ‘채널 A 사건’으로 구속된 날이다.

이 사건은 2년 가까이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후 지난 6월 검찰 인사로 수사팀이 바뀌었고, 지난 8월부터 수사가 본격화했다. 검찰은 지난 8월 말 신 검사장의 법무연수원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