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아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4일 새벽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했다. 지난해 11월 4일 구속된 지 385일 만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 2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에 검정색 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김씨는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하다.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며 “향후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 자택으로 향했다.
김씨는 대장동 핵심 관계자 중 마지막으로 구치소에서 출소한 인물이다.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0일 가장 먼저 출소했고, 지난 21일에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출소했다. 김씨는 남씨와 함께 구속됐지만, 모친상으로 사흘간 구속집행이 정지돼 출소가 늦어졌다. 이로써 ‘대장동 일당’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씨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1~3호를 자신과 가족 명의로 소유했는데, 이는 민간 사업자 전체 지분의 49%에 달한다. 그는 또 성남시의회 등을 상대로 한 대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각종 정관계 로비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의 동업자였던 남욱씨가 지난 21일 재판에서 “김씨가 2015년 자신의 지분의 절반(24.5%)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소유라고 말했다”라고 증언하면서, 김씨 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천화동인1호의 실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주장했었다. 또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서도 “공통 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허풍을 친 것”이라며 실체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김씨 입장과 배치되는 증언이 나온 만큼 김씨가 기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날 출소를 앞두고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 어디서도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출소한 유씨와 남씨가 연이어 ‘폭탄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자신은 법정 밖에서 입을 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유동규씨 등과 공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18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 됐다. 김씨는 또 유동규씨에게 뇌물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실제 5억원을 건넨 혐의, 천화동인 1호의 자금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