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사업’의 또 다른 로비스트로 지목된 A씨가 최근 검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탁으로 2019년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에서 위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A씨는 백현동 사업 당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구속)와 함께 성남시 상대 로비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김씨와 함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A씨에 대해선 2019년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다. 당시 영장 실질심사에서 A씨는 위증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2018년 네 가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중 하나가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검사 사칭 사건’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KBS PD가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통화했고 이때 변호사였던 이 대표도 그 과정에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으로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는데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해 “검사를 사칭하지 않았는데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A씨는 2019년 2월 이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기 위해 PD 고소는 취하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증언했고, 이는 이 대표가 이 부분 무죄를 받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A씨 재판 진술이 위증이라는 혐의를 잡았지만, A씨는 초기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2018년 12월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건 것에 대해 A씨는 “이 대표 전화를 받은 것은 맞지만 특정 진술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실제 있었던 일만 증언했으므로 위증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A씨는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영장 실질심사 때 검찰이 A씨 앞에서 과거 이 대표와 통화 녹음 파일을 재생했는데 그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영장이 기각된 이후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초기 조사 때는 기억이 안 났는데, 직접 녹음 파일을 들어보니 위증 혐의를 부인하기가 어렵다. 이 대표가 특정 진술을 요구한 것이 맞는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통화 녹음 파일에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지속적으로 회유하는 정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위증 혐의를 인정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수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또 “백현동 로비 의혹의 몸통 격인 김인섭씨가 구속되는 상황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