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 그룹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비리’ ‘주가조작’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배상윤 KH 그룹 회장이 수사를 피해 국외로 나간 것은 작년 6월이다. 그동안 배 회장은 미국,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옮겨 다녔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KH 그룹 관계자 등을 조사하면서 특히 배 회장이 베트남에서 ‘호화 도피’ 생활을 한 정황을 상세하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배 회장은 10명 안팎 수행원을 거느리며 고급 빌라, 리조트 등에서 지냈다고 한다. 가족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여 고급 요트에서 선상 파티도 했다고 한다. 수행원들이 배 회장과 가족을 경호하면서 주변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 회장은 지난 4월 베트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홀인원’도 했다고 한다. 골프를 마친 뒤 홀인원을 축하하는 술자리가 열렸는데 수행원들이 “(배 회장이 홀인원을 했으니) 앞으로 회사 상황도 좋아지고 (수사와 관련해서도)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회장님을 잘 모시자”고 ‘충성 맹세’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 회장이 한국 검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베트남 당국의 추적을 받게 되자 수행원들은 ‘회장님 수행을 위한 결의를 다지자’는 뜻으로 ‘단체 삭발’도 했다고 한다.
또 배 회장은 한국 음식과 의약품도 베트남으로 공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당뇨 증상이 있었는데 베트남 음식이나 의약품이 몸에 맞지 않는다며 수행원들에게 한국에서 음식과 의약품을 가져오게 했다는 것이다.
KH 측 관계자는 “배 회장이 베트남에서 호화 요트를 탄 것은 아니고, 현지인이 타는 배를 가족과 같이 탔을 뿐”이라면서 “당뇨 증상이 심해져 시력도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검찰 수사를 피해 도망 다니면서 골프를 치고 현지 관광을 즐기는 것이 바로 호화 도피”라며 “건강이 안 좋아졌는데 어떻게 홀인원을 하겠느냐”고 했다.
배 회장은 작년 6월 검찰 수사를 피해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이후 1년 넘게 국외 도피 중이다. 도피 중에 현지 조력자들의 도움도 받았다고 한다. 검찰은 최근 배 회장이 체류 중인 베트남에 검사를 파견하는 등 배 회장 검거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