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비리’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이 사업으로 얻은 수익 200억원 중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돌아갈 것으로 알았다는 법정 증언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김옥곤)는 18일 김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알선수재)재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백현동 민간 사업자인 정바울 대표로부터 백현동 사업과 관련한 알선 명목으로 77억원 등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금품 공여자로 김씨와 별도로 구속기소된 정씨는 이날 “김인섭이 식품연구원 부지 이야기를 하며 200억원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었고, 자기가 50%를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느냐”는 검찰 신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이재명과 정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답했는데 맞느냐”고 묻자 역시 “그렇다”고 했다.
정 대표는 김씨가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는데도 이 대표와 정진상씨를 떠올린 이유를 묻자 “성남시에서는 두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름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여러 사항에 있어서 이재명 시장 등으로 저는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영향을 끼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김씨를 소개를 받았느냐”는 검찰 질문에 “선대본부장을 지낸 사람이라고 소개받았고, 그 이후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김씨로부터 자신이 이재명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고, 당에 얘기해 (성남)시장에 앉혔다는 얘기를 들었느냐는 검찰 질문에도 맞다고 했다. 김씨가 공천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재명 당시 변호사가 시장후보가 될 수 있도로 애썼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정씨는 허가권자인 성남시에 백현동 사업부지의 R&D용도와 주거용지 비율에 대해 30%대 70%를 요구했다고 한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성남시는 50%대 50%를 고집해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후 김인섭씨가 2014년 말 장모상을 치렀을 때 이 시장이 문상을 다녀갔다고 한다. 정씨는 “김씨로부터 이 시장이 문상에 왔다갔다고 들었다. 50대 50으로 하면 사업성 없어 포기해야 된다고 하니 이 시장이 ‘6대 4로 하면 되지, 법에도 정해놓은 것 없는데’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다시 실무자가 입장을 바꿔서 60%대 40%로 신청하면 승인해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형(김인섭)이 손 쓴 게 이뤄졌나보다고 생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