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구내에 설치돼 있던 임옥상(73) 작가의 작품 한 점을 최근 철거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임씨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공공 시설물에서 임씨 작품이 잇따라 철거되고 있다.
이번에 대검이 철거한 임씨 작품은 ‘이준 열사 흉상’이다. 우리나라 1호 검사인 이준 열사를 기리기 위해 대검이 지난 2011년 구입한 작품이다. 다음 해인 2012년 정부미술은행이 도입되면서 임씨 작품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됐다. 이후 대검은 임씨 작품을 1년 단위로 빌리는 방식으로 본관 15층 로비 중앙에 마련된 이준홀에 전시해 왔다.
임씨가 성추행 유죄 판결을 받자 대검은 정부미술은행 위탁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과 임씨 작품 철거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 철거 결정에 앞서 법률 검토를 했다고 한다. ‘예술인은 예술 활동 또는 예술 교육 활동과 관련해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하여서는 안 되고,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예술인 지위와 권리 보장에 관한 법률이 임씨 작품 철거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검은 지난달 30일 임씨 작품을 철거해 국립현대미술관 내 정부미술은행 수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임씨 작품은 당분간 수장고에 둘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도 서울 중구 남산공원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 작가의 작품을 지난 5일 철거했다. 최근 전태일재단도 서울 청계천에 있는 임씨 작품 ‘전태일 동상’ 철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