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6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후 “어서 빨리 훌륭한 분이 오셔서 대법원장 공백을 메우고 사법부가 빨리 안정을 찾는 것이 제 바람”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1시간가량 지난 오후 3시55분쯤 청문회 준비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한 빌딩을 나서며 “빨리 사법부가 안정을 찾아야 국민들이 재판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채 나타난 이 후보자는 부결에 대해 합당한 결과라고 보는지 묻자 “제가 뭐라 말씀드릴게 없다”고 했다. 판사직 복귀 여부와 주식 처분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선 답하지 않은 채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떠났다.
국회에 상정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95명 중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부결 이후 35년 만으로, 헌정 사상 두 번째다. 이날 민주당은 표결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 등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으나, 당 지도부가 당론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1993년 김덕주 대법원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최재호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은 후 30년 만이다. 현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안철상 선임 대법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퇴임하면서 12일째 직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