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 대상이 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판결 선고를 목전에 둔 지금 이 시점에 탄핵 추진하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발 사주'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손 검사장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고발 사주’ 의혹 재판에 출석하면서 “그동안 성실히 수사와 재판에 임해왔다”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 탄핵을 추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어떤 정치적 공세가 있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성실히, 의연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2021년 9월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있던 2020년 4월 본인과 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시민·최강욱 등 당시 여권 인사들을 고발해 달라며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매체가 미래통합당 소속이었던 조성은씨가 김웅 의원과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 대화 등을 근거로 이 의혹을 보도한 뒤, 친민주당 성향 시민 단체가 고발장을 내자 공수처는 며칠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손준성 검사 등을 입건했다.

이후 진행된 공수처 수사는 “무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수처는 2021년 10월 20일 손 검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기각당했고, 사흘 뒤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이 역시 기각당했다. 같은해 11월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또 기각했다.

공수처는 작년 5월 손 검사장만 공직선거법 위반 등 네 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의 자문 기구인 공소심의위원회는 당시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그냥 기소했다. 공수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있던 고발장의 작성자가 누군지 확인하지도 못했다. 결국 사건 핵심인 손 검사장의 직권남용 혐의는 무혐의 처분했다.

재판부는 이달 중 손 검사장에 대한 재판 절차를 종결하고 내년 1월 중 선고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손 검사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가 이튿날 본회의가 불발되자 철회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탄핵안을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