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열린 자신의 ‘위증 교사 사건’ 두 번째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달 22일 첫 재판이 열린 지 27일 만에 이 사건으로 법정을 찾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증 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에서 과거 자신이 검사 사칭으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는데도 “누명을 썼다”며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이 있다. 선거법 재판 중에 이 대표가 증인으로 나온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김씨가 위증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위증 교사 혐의로, 김씨는 위증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다. 이 대표가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로 위증을 요청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 등이 증거로 제출돼 있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 교사 재판에서는 김진성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김씨는 자신의 혐의를 자백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21분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재판에서 김진성씨는 이 대표의 요구로 위증을 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이 대표의 혐의 부인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며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씨는 “경기지사이자 유력 정치인인 이 대표가 직접 수차례 전화해 위증을 요구한 것에 대한 중압감, 압박 등 때문에 허위 증언한 것이 맞느냐” “이 대표의 요구를 받고 중압감을 느낀 게 맞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했다.

또 김씨는 이 대표가 “김씨와 저는 애증 관계이자 위험한 관계로,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많이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마치 제가 주도한 것처럼 폄하해서 서운하고 놀랐다”며 “그 표현(애증·위험한 관계)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두 사람이 최근까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거로 이 대표와 김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김씨는 2022년 9월 당시 이 대표 측근인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체포되자 ‘힘내세요 형님(이재명)’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 대표는 그 다음날 ‘감사합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이후 이 대표가 대선에 낙선했을 때도 김씨는 ‘몸 추스르고 다음을 모색하자. 형님, 지사님, 시장님, 대통령님, 예비 대통령님께’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이 대표는 ‘감사합니다 ^^’라고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이 대표와 따로 분리돼 재판을 받는 김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구형하려고 했지만, 피고인 간의 형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 대표의 공판까지 마무리된 뒤 추후 두 사람에게 한꺼번에 구형하겠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