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가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 월급을 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는 6일 송 전 대표의 먹사연 전 사무국장 김모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송 전 대표는 이 사건에서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인물의 월급을 준 적 있다고 했다. 그는 검사가 “증인이 먹사연 사무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A씨에게 먹사연 자금으로 돈을 지급한 적이 있냐”고 묻자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씨는 “당시 송 전 대표의 세컨드(두 번째) 운전기사를 구해야 했는데, 의원실 페이(돈)가 없어서 보좌관이 ‘밥값만 챙겨주라’며 부탁했다”면서 “당시 최저임금을 책정해서 100만 원 정도 줬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급여 지급이 가능한 의원실 티오가 없는 상황이라 A씨에게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 업무를 맡기고 급여를 먹사연이 대신 줬다는 것이다.
김씨는 다만 “A씨가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로 채용됐는데 송 전 대표가 돈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행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제가 져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또 송 전 대표의 측근인 박용수 보좌관에 의해 먹사연 사무국장을 관두게 됐다고도 했다. 김씨는 “2019년 11월쯤 박용수 보좌관에게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B(먹사연 회계담당자)씨에게 인수인계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만두라는 것이) 의원님 뜻이냐고 (박 보좌관에게) 물었는데 답변을 안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재판에서는 김씨에 대한 송 전 대표 측의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의 역할이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이 아니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송 전 대표 측이 “김씨가 조직 사업 확대를 통한 회원 증대 방안을 작성했는데 송영길 전 대표의 사조직처럼 운영한다는 취지와 다른 것 아니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의 스타회원”일 뿐이라고 했다.
이날 재판에선 송 전 대표의 석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보석 심문도 진행될 예정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재판에서 “저를 방어할 수 있도록 불구속 재판을 부탁드린다”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그날 송 전 대표는 “조국 전 법무장관도 2심까지 유죄이나 법정구속되지 않아 창당 등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며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구속되지 않았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소나무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