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거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명태균씨가 법정에서 ‘검찰 수사 조작’ 등을 주장하며 소란을 피우다 결국 퇴정당했다. 명씨 측은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연일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명태균씨. /연합뉴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17일 오후 3시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5명의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2차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검사가 범죄의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들에 대해 변호인에게 동의·부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증거인부 절차를 진행했다. 명씨 측은 검찰에서 진술한 신문조서(피신조서)를 모두 부인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명씨는 검찰이 증거 중 하나로 진술 녹화 동영상을 언급하자 갑자기 재판부를 향해 “받아주십시오”라고 소리쳤다.

이후 명씨는 “언론이나 검찰 수사로 나온 것은 모두 조작됐다. 황금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조작했다”며 “검찰 조사 때 녹화한 진술 동영상을 보면 검사가 어떻게 조작했는지 알 수 있다. 진술 동영상을 증거물로 채택해 법정에서 틀어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장인 김인택 부장판사의 몇 차례 제지에도 명씨는 판사와 검사 발언 도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작정한 듯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앞서 명씨는 지난달 20일 2차 공판준비기일 때도 “검사가 나에게 ‘(휴대전화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폐기해라. 우리도 전화기 반납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검사가 황금폰을 폐기하라고 하면 되느냐”며 검찰을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명씨는 또 “검사가 ‘나는 아이폰을 쓰고, 비밀번호도 16자리다. 다음에는 그렇게 해라’라고 말했다”며 “검사의 이 발언은 영상 녹화돼 있고, 내 변호사 2명이 모두 입회해서 같이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7일 명태균씨가 경남 창원시 자택 주차장에서 취재진에게 불만을 드러내며 손짓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씨는 이날 증인 신문 순서를 정할 때도 강혜경씨를 1순위로 세워 달라고 요구하는 검사 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한 검사가 재판부를 향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수사 검사를 비난하며 사건 본질을 흐리는 일이 없도록 (명씨를) 제지해달라”면서 “또 명태균발 수사 기록 등이 언급된 언론 기사가 나오는데, 이런 부분도 자제시켜달라”고 했다. 이에 명씨가 “검사가 신성한 재판정에서 그렇게 거짓말해도 되느냐. 군사정권 검사도 그렇게 안 했다”고 큰 소리를 냈다. 결국 김 부장판사는 “그만하라”며 명씨를 제지하고, 퇴정 조치했다. 명씨는 법정 밖으로 나가면서도 검사들을 노려보며 불만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이날을 끝으로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내달 24일 오전 10시 첫 공판을 열어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