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4일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재판관 정원은 9명이지만,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는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임명이 지연되면서, 이번 결정은 ‘8인 체제’에서 이뤄졌다.
탄핵 심판의 주심을 맡은 정형식(64·사법연수원 17기) 재판관은 8명 중 기수가 가장 높으며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재판관이기도 하다. 정 재판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대전고법원장, 서울회생법원장,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냈고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2018년 국정 농단 사건 2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판결로 주목받았다.
이미선(55·26기) 재판관은 정 재판관과 함께 수명(受命) 재판관으로서 증거 조사와 쟁점 정리를 담당했다. 2019년 4월 취임 당시 역대 최연소 헌법재판관으로 기록됐다.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중앙지법·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노동법 전문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 재판관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진보 성향이라는 평을 받는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탄핵 심판을 진행한 문형배(60·18기) 재판관도 문 전 대통령이 지명·임명한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을 역임하는 등 주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근무한 향판(지역법관) 출신이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력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 김형두(60·19기), 정정미(56·25기) 재판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김 재판관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과 차장, 대법원 재판연구관·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엘리트 법관이다. 재판과 사법 행정에 두루 밝다는 평가가 있다. 정 재판관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주로 대전·충남 지역에서 활동했다. 사법연수원 교수, 대전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판사 등을 거쳤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복형(57·24기) 재판관도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고법 부장판사·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여성 법관 최초로 대법관실 소속 전속 연구관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조한창(60·18기), 정계선(56·27기) 재판관은 여야 추천으로 가장 최근 헌재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추천으로 임명된 조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를 지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법복을 벗고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로 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 재판관은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가 같은 대학교 법대로 재입학했다.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원장 등을 지냈고, 우리법연구회를 거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내는 등 진보 성향이 강한 인사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