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 BESTA BK-50.

대전에 사는 학부모 김모(47)씨는 최근 전자사전 한 대를 37만원에 구매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 영어 공부를 위해서다.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영어 단어를 찾아보게 했더니 아이가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으로 빠지게 되더라”며 “주변에 전자사전을 주문하는 엄마가 많다”고 말했다.

2010년대 중반 인터넷 검색 기능 등을 갖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라졌던 전자사전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다가 스마트폰으로 모르는 내용을 검색하면서 소셜미디어나 게임 앱에 접속하는 등 집중력을 잃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전자사전은 사전 기능밖에 없기 때문에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아 찾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가 학교에서 쓸 전자사전 구합니다” “기숙 학원에 보낼 전자사전 추천해주세요” 같은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최근 학교뿐 아니라 기숙 학원이나 캠프 등에서도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전자사전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전자사전 가격대가 높아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 화성시의 한 학부모는 “애 학원에서 스마트폰은 딴길로 빠져서 안 된다며 전자사전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검색해 보니 괜찮은 건 20만~30만원씩 하더라”면서 “사주긴 사줘야 하는데, 비싸서 좀 부담됐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자사전은 대부분 대만 브랜드 ‘베스타’ 제품들이다. 과거 유명했던 아이리버나 샤프 등 제품은 단종되거나 수입 중단돼, 중고로 거래되고 있다.

베스타 전자사전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삼신이앤비 관계자는 “방학 기간이나 학년이 바뀌는 시기에는 한 달에 1000대씩 팔린다”며 “저가형은 20만원대, 고가형은 30만원 중후반 정도인데 저가형이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