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속 지역 간 고등학교 학생 수 격차가 매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가 많아야 내신 상대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확률도 커진다. 교육계에선 “학생이 적은 지역에서는 좋은 내신을 받기 더 어려워져 대입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16일 종로학원이 전국 일반고 1698교의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 내 389교의 평균 고3 학생 수는 278.7명으로 시도 17곳 중 가장 많았다. 고3 학생 수 2위는 16교가 있는 세종(262.1명), 3위는 212교의 서울(251.7명)이었다. 반면 84교의 강원(128.3명)은 학교당 평균 고3 학생 수가 가장 적어 1위 경기와 150.4명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대입을 치른 2006년생의 경우, 평균 고3 학생 수 1위 경기(249.1명)와 17위 강원(112.4명) 간의 차이가 136.7명이었는데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전남(88교·129.1명), 경북(121교·135.6명)에서도 올해 고3 학생 수가 적었다.
올해 고3인 2007년생은 출산 붐이 일었던 ‘황금돼지띠’로, 전국 시도 17곳에서 고3 학생 수가 일제히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수도권과 주요 도시의 증가가 두드러진 것이다. 2027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현 고2의 경우, 세종이 평균 학생 수 283.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273.1명), 서울(238.4명) 순이었다. 1위(세종)와 17위(강원·118.9명) 간의 격차가 165명으로 고3에 비해 더 벌어졌다.
서울 안에서도 학생 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서울 25구 중 양천구의 고3이 학교당 평균 32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초구(316.5명), 강남구(304.5명) 순이었다. 반면 용산구(150.6명), 중구(161명), 성동구(161.6명)는 학생 수가 적었다. 25구 가운데 고3이 가장 많은 구와 적은 구의 차이는 2025학년도 159.8명, 2026학년도 174.8명, 2027학년도(현 고2) 195.8명으로 벌어지고 있다. 현재 고2는 서초구가 332.4명으로 가장 많고, 양천구(321.8명), 강남구(301.5명) 순이다.
통상 학년당 평균 학생 수가 많아야 대입 수시에서 중요한 고교 내신을 좋게 받을 확률이 올라간다. 1등급은 상위 4%에게 돌아가는데, 학생이 100명이면 4명이 1등급을 받지만, 30명이라면 단 1명에 그친다. 2등급(누적 11%), 3등급(23%)을 받는 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보통 교육열이 높은 곳에서 내신을 따기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수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선 지방 학생들이 좋은 내신을 받기 더 어려워진다”며 “지역 간 수시 실적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